개발 문화 인사이트/GitHub Culture Series

Spec Kit – 문서 표준화를 위한 GitHub의 시도

Techfold by Tony 2025. 10. 24. 11:46

GitHub Spec Kit – 문서도 코드처럼 관리할 수 있을까?

요즘 GitHub이 내놓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들을 보면, 기술적인 실험이라기보다
“개발 문화를 시스템으로 만들려는 시도”가 많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번에 공개된 Spec Kit도 그중 하나다.
처음 이름만 봤을 때는 거창한 ‘스펙 관리 툴’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훨씬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었다 — 바로 문서 표준화다.


문서 관리, 생각보다 골칫거리다

팀 단위로 프로젝트를 여러 개 운영하다 보면 문서가 제멋대로 흩어진다.
어떤 레포는 README가 있지만, CONTRIBUTING.md는 없고,
다른 레포는 라이선스가 빠져 있거나 오래된 버전을 그대로 두기도 한다.

결국 누군가 한참 뒤에 “이거 구조 맞나?”를 확인해야 하고,
그게 생각보다 자주 반복된다.
GitHub은 이런 반복적인 문제를 ‘규칙(spec)’으로 정의하고,
그걸 코드처럼 검증할 수 있게 하려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 결과물이 바로 Spec Kit이다.


Spec Kit이 하는 일

Spec Kit의 핵심은 간단하다.
조직이나 팀에서 “문서 구조 표준”을 하나의 스펙으로 정의해두면,
CLI로 각 레포지토리를 검사하거나 템플릿을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도구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spec-kit validate
 

명령을 실행하면 spec.yml에 정의된 기준대로
지금 레포에 필수 문서가 다 들어 있는지, 빠진 건 없는지 알려준다.

CI/CD 단계에 넣어두면, PR이 올라올 때마다 자동으로 문서 구조를 검증할 수도 있다.
말하자면 “문서용 ESLint” 같은 느낌이다.


구조를 보면 의도가 보인다

Spec Kit은 .github/specs라는 폴더 안에서 동작한다.

.github/
 └── specs/
     ├── README.md
     ├── CODE_OF_CONDUCT.md
     ├── LICENSE
     └── spec.yml​

spec.yml은 어떤 파일이 필수인지,
각 문서가 따라야 하는 규칙은 무엇인지 정의해둔 스펙 파일이다.

CLI 명령어로 apply를 실행하면 표준 템플릿을 자동으로 생성할 수도 있다.
이 구조를 보면 GitHub이 이 도구를 “문서의 일관성 자동화” 에 초점을 맞췄다는 게 명확하다.


직접 써보면서 느낀 점

설치나 실행은 간단했다.
CLI라서 딱히 설정할 것도 없고, validate 한 번이면 결과가 바로 나온다.
다만 아직 실험적인 프로젝트라 그런지 세세한 설정은 부족했다.

예를 들어, 각 팀마다 문서 규칙이 조금씩 다를 수 있는데
그걸 완전히 커스터마이징하기엔 기능이 제한적이었다.
그래도 기본 개념 자체는 꽤 설득력이 있었다.

문서를 ‘사후 점검’이 아니라 ‘자동 검증’의 영역으로 끌어온다는 발상,
이건 꽤 GitHub스럽다.


GitHub이 말하려는 방향

Spec Kit을 보고 느낀 건, GitHub이 점점 “개발 문화의 자동화”를 실험하고 있다는 점이다.
Actions, Super Linter, Copilot SDK 등 최근 몇 년간 공개된 오픈소스들을 보면
모두 비슷한 흐름 위에 있다.

  • Actions → 코드 실행 과정 자동화
  • Super Linter → 코드 품질 자동화
  • Spec Kit → 문서 표준 자동화

이렇게 보면 Spec Kit은 “마지막 남은 수동 작업”인 문서 관리에 손을 대는 프로젝트다.
개발 생산성 도구라기보다 문화적 일관성을 지키기 위한 툴에 가깝다.


마치며

Spec Kit은 아직 미완성의 도구다.
하지만 “문서도 코드처럼 다뤄야 한다”는 철학에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모든 게 자동화되는 시대에,
문서 표준화야말로 팀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마지막 퍼즐일지도 모르겠다.

다음 글에서는 GitHub이 만든 또 다른 실험 —
Super Linter를 통해 “코드 품질 관리의 표준화”를 살펴보려고 한다.


📎 참고